트랜스포머2 소감



트랜스모퍼, 아니 트랜스포머의 성공에 힘입어서 전폭적 지지하에 제작된 SF와는 거리가 몇광년 정도

떨어져있는 실사 합성 3D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2의 감상문 되겠습니다.

서울대 씨너스와 이수 씨너스 5관에서 보았는데, 확실히 이수 씨너스 5관, 소문이 헛것이 아니어서

평에 걸맞는 싸운드 파워가 느껴지는 강력한 곳이었습니다.

뭐 내용이나 이런거야 다들 아실테니 굳이 따로 다루지 않아도 되겠지요.

일단 영화는 1편으로부터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위협을 받는 지구를

오토봇과 샘 윗위키, 그리고 미군이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완전 만화스러운 내용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 작품은 미국 영화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일본 만화스러운 요소들로

도배가 되어있습니다. 원래 베이 영화가 좀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각 단락단락이

마치 애니에서 각 화를 나누듯 무자르듯 뎅강 짤리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비해서 시간이 부족했는지 이래저래 이야기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1편과 비교했을 때, 특성이 좀 많이 변했습니다. 1편이 국지전적인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글로벌한 분위기로 넘어가고, 1편과 달리 사상자들이 줄줄이 화면에 그려집니다.

1편은 후반 접전 중에도 군인들이 쉽게 죽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그 무게가 다릅니다.

1편이 '접촉'이었다면 이번에는 '대립' 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더이상 그들은 먼 존재도 아니고,

우리에게 희생과 피해를 강요하는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온 존재라는 것이 강조된다 하겠습니다.


3D애니라는 시점에서 봐줘야 한다고 저는 분명 생각합니다만, 나름 영화로서 선보이는 작품이고

실제 주요 활동은 인간 시점으로 항상 진행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활약상이 너무 좀 빈약한 것도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메간폭스가 담당한 여주인공은 나름 라이더 캐릭터이고, 이번에 여성형 오토봇까지 나왔는데

뭔가 활약상을 보여줄 법한 상황에서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비명지르며 도망치기 바쁩니다.

사실상 메간폭스가 영화 내에서 한 일은 주인공 찌질대는 것 받아주는 역할 뿐입니다.

이건 아무래도 좀 너무하다 싶더군요. 그냥 개그 캐릭터로 끝났어야 할 시몬스는 왜그리 잘난체하는지.

게다가 뭔가 정부와 삐걱대는 군, 이라던가 현장의 독단으로 위기를 구한다던가,

베이가 참 좋아할법하고 일본 애니틱해서 애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입니다만, 그러한 요소들이

좀 겉도는 기분이 드는 건 제가 어른이라서 일까요?


또 이번 작 최대 문제는 트랜스포머의 특성상이랄까,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매우 다수 등장합니다.

1편이 그러한 문제를 걸러내기 위해서 나오는 기체 수를 최대한 제한하고 각 기체의 색상을

명확하게 처리했던 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나오는 기체들의 색상이 그렇게 명확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전작은 범블비는 노랑, 옵티머스프라임은 파랑, 이런 식의 도식이 어느정도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등장하는 녀석들은, 특히 디셉티콘 쪽 녀석들은 색이 없이 회색조로 그냥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싸울 때 보면 이젠 누가 누군지 분간도 안갑니다; 이건 좀 곤란하죠.


하지만 전체적인 속도감이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분명 마이클 베이 특유의 속도감으로

도배되어서 보는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거기다 정말 베이스러운 저질개그로

틈틈이 영화를 웃음바다로 만드는 것은 정말 할 말이 없어집니다. 감각적으로는 나쁜녀석들2의

그 감각 그대로라고 생각하시면 틀리지 않을거라고 생각됩니다.

2시간 30여 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지루하다고 느껴질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말 정신없는

롤러코스터 영화입니다. 올 여름 최대의 재미를 보장하는 영화로서는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

특히 화려한 3D 캐릭터들의 향연과, 놀라운 박력의 액션 씬들은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단지 그걸 강조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너무 빙빙 돌리는 연출 과다는 좀 쓴웃음이 났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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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좀 잡설...

트랜스포머2는 아시다시피 완구로 시작해서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영화까진 나온 작품입니다.

그만큼 나름의 역사가 있고, 팬층도 적지 않은 작품입니다.

사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리바이벌이나 후속작을 만들면 으레 잡음이 심하게 나게 마련입니다.

이번 트랜스포머2는 그 잡음이 정말 극한에 달해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 영화입니다.

특히 저도 극장 나오면서 다른 분들과 했던 이야기입니다만, 오바마 이름이 나오는 건 저도

그다지 유쾌하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일단 영화에서 실 대통령 이름이 나온다는 것 자체도

상당히 좀 이례적인 부분이고 말이죠.

하지만 그런 부수적인 이유로 영화를 싸잡아 까내리는 건 좀 아니다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최대 히트 영화인 '괴물'을 보죠.

이 영화가 상당히 반미, 반정부, 반공무원 성향을 가진건 영화를 보신분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하실 겁니다. 저도 썩어빠진 정부, 썩어빠진 세상이 그들을 돕지 않는 분노를 느꼈고,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 안에서 동질감을 느낀 요소가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물'을 '이런 사상적 편향을 가진 영화는 0점이다!'라고 까야합니까?

정치적 성향은 누구에게라도 있는 겁니다. 그걸 맘에 안든다고 다른 요소까지 버무려서

까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성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특히 트랜스포머는 그다지 정치적 성향의 영화도 아닙니다. 대통령의 친서를 가진 찌질이가

등장하긴 하고, 대통령은 지하 대피소로 숨는다는 언급이 나오긴 하지만,

저는 그건 정치라는 태생적 한계를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거라고 봅니다.

정치는 인간과 인간의 지혜를 모아 사회를 이루는 우수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이

오토봇과 같은 인간 이외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위한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정치 시스템이 있음에도 남여 평등과 인종 평등적인 투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

미국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던가요. 트랜스포머 속에서의 정치 한계는

그러한 한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무지하고 공격적인 면모를 두려워한 옵티머스프라임은 인간에게 무기에 대한 지식을

전수해주지 않습니다. 그들과의 공존을 모색하면서도 인간에대한 공포를 버리지 못해서죠.

대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은 그러한 일을 일선에서 접해오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오토봇을 동료로 받아들이고, 한 사람으로서 대하는 자세를 갖췄습니다.

그러한 선구자들이 세상을 바꿔나가겠지요. 영화 트랜스포머가 그런걸 다루진 않습니다.

왜냐면 이 영화는 그냥 팝콘 영화지 인간 정치사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니까요.


린킨파크의 New divide 공식 뮤직비디오. 영상 및 노래의 소유권은 린킨파크와 파라마운트에 있습니다.


아무튼 괜찮은 영화입니다. 주위에서 뭐라고 하건간에 이 영화는 시원시원한 액션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이 영화의 주역이 이제는 완전 인간에서 3D 캐릭터들에게 넘어갔다는 점을

이해하고, 3D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각오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이 작품은 트랜스포머라는 세계관을 이용하는 또 다른 한편의 팬무비이자

새로운 확장 세계로서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극장판 애니의 그 '별먹는 괴물'과의 싸움을 다루길 기대해봅니다.

덧글 : 진짜 마지막에 스타스크림을 외치는 씬에서는 눈물이 ㅠ_ㅠ
덧글2 : 언젠가는 스타스크림과 메가트론의 애증 관계를 다뤄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by 에리얼 | 2009/06/28 02:37 | 기타 잡담 | 트랙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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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at 2009/06/28 08:37

제목 : ‘트랜스포머2’, 1편에 만족한다면 2편도 OK!
영화 (이하 트랜스포머2)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유독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이다. 전작의 경우 실제 영화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로봇물을 완벽하게 실사로 재현해내면서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얻었다. 특히 한국에서 최고 관객동원 외화에 오르는 기염까지 토하며 한국관객들 역시 잊을 수 ...more

Tracked from 난 행복해, 원래 표정.. at 2009/06/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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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ENA at 2009/06/28 04:46
잘읽고갑니다 ^^
1을 보고서 취향이 아니라서 2를 보진 않았는데
요즘 하도 화제라서 그 이유는 궁금했거든요.
장단점 정리가 잘되어있어서 좋네요!
Commented by 에리얼 at 2009/06/28 07:59
감사합니다. ^^
나름 재밌는 영화이긴 합니다만, 1편을 재미없게 보셨다면 2는 더더욱 취향이 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저는 이런류 애니를 좋아하다보니 매우 즐거웠습니다만 ^^
연말에 아바타를 기대해보아요! ^^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06/28 12:45
쓸데없는 씬이 엄청 많기 때문에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될 듯 싶습니다. 솔직히 2시간 반짜리 오락영화가 어디 흔한가요? 그정도 러닝타임 보장받을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텐데 말이죠.
Commented by 에리얼 at 2009/06/28 13:54
쓸데없는 씬은 어느 씬을 말씀하시는 지 좀 궁금하네요 ^^; 전 그렇게 생각한 씬이 별로 없었거든요.
확실히 지원만큼은 빵빵하게 받은 것 같습니다만 ^^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06/28 13:56
의미있다고 하기 힘든 몇몇 코믹 씬과, 등장함으로써 내용을 산만하게 만들고 이야기 집중을 엄청나게 분산시킨 부모님 등등...이 그것이죠. 솔직히 농밀하게 만들어지진 않았습니다. 전혀 시간에 쫓긴 분위기가 아니죠. 오히려 탱자탱자 진행한 쪽에 가깝죠.
Commented by 에리얼 at 2009/06/28 14:17
음...그 요소들은 시간이 아무리 부족해도 빼면 베이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보시는 시각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요소를 베이 영화 특유의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파트로 보는데, 계란소년님은 그 요소를 내용에 필요하지 않은 곁다리로 보시니 차이가 있는 것이겠죠. 사실 그러한 요소 배제하고 그냥 내용 전개만 딱 하면, 진짜 샘 윗위키는 주인공이 아니라 그냥 키 캐릭터로 등장하는 인간 소년으로 전락할거라고 봅니다.
제가 시간이 부족하게 느낀 것은 다른 부분이 아니라 그러한 요소를 포함해서 '더 이야기 할 수 있었을' 것들을 과감하게 '통째로 들어낸'듯한 부분에 대한 것이죠. 영화를 보다보면 여러 군데서 느껴지는 그 뭔가 아쉬운 부분들이 참 안타깝더군요;
Commented by Soundwave at 2009/06/28 15:00
개인적인 생각으론 군의 비중을 좀 줄이고 트랜스포머들의 비중을 좀 높이는 편이 어땠을까 싶어요. 오토봇 중에선 옵티머스 프라임 말고는 거의 전투에서 하는 게 없어 보일 정도였어요.
Commented by 에리얼 at 2009/06/28 15:02
확실히 여타 오토봇의 활약상이 많이 좀 빈약하네요...하지만 그건 디셉티콘 쪽이 더 한 것 같아서 =_=; 아 불쌍한 로봇들이여;;;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06/28 15:46
다 필요 없습니다.

"꿈을 눈앞에서 본" 것만으로도 전 행복합니다.
Commented by 에리얼 at 2009/06/28 20:31
멋진 말이로군요 ^^

꿈이 현실이 되는 일이 앞으로도 많아지길 기원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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