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일이 생기는 바람에 못가게 된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두번째 이야기,
에반게리온:파 - You can (not) Advance 를 보고왔습니다.
개봉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정보도 최대한 안보고 있었고(기본정보조차 모르고 봤습니다;)
이미 보고오신 상우형이나 기타 몇몇 분들이 대단히 재밌다고 바람을 많이 넣어주셔서
여러모로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쁘게 보러 갔습니다.
일단 표를 양도해준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
오늘은 프리미엄 시사회라고 해서 유료 시사회였는데요, 16000원이나 하는 요금을 받고서
기념품을 약간 줬습니다. 이건 물론 감독꺼. 하지만 뭐 이미 내용물은 다 알려진데로.
그외에 티아라, 라는 아이돌 그룹이 와서 홍보대사라고 인사를 해주더군요.
전 좀 늦은 관계로 새 앨범 나온단 이야기랑 '차렷, 경례~'하고 나가는 것만 봤습니다.
음...일단 이번에도 '커플'이 우글우글 했습니다. -_-; 전에 서 때도 이야기 했지만 이건좀;
하지만 남자끼리 보러 온 케이스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약간 마음의 안정(?)이 ^^;
뭐 아무튼 영화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봤습니다.
------------
단 에반게리온이라고 하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여러 문제를 낳은 작품이고, 내재된 문제도
샐수없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구 극장판의 엔딩에서 빚어낸 수많은 논란은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었다고 보기 힘들었죠. 그래서 신 극장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만.
이 신 극장판의 좋은 점은 이 작품이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액션물이라는 점이고,
나쁜점은 이 작품이 에반게리온이라는 점입니다.
예. 사실 이 신 극장판의 최대 문제는, 이 작품이 에반게리온이라는 것입니다.
차라리 오리지널 작품이라면 훨씬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랬다면 지금처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했을테고, 국내 개봉도 힘들었겠죠.
약간 복잡한 기분입니다. ^^;
'왜 이게 오리지널?' 이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이 있다 하더라도
각본과 연출이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면 완전 오리지널로 칩니다. 일본 애니 업계가 영화계처럼
시장이 큰 것도 아니고, 좀만한 파이 내에서 쥐어짜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전 그정도면
충분히 오리지널로 분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거든요. 뭐 이건 나중에 따로 쓰고,
아무튼 그런 걸 차지하고서라도, 이것은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의 '후속작'입니다.
리메이크가 아니에요. 예. 아닌거죠.
사실 그 사항은 지난번 '서'편의 감상에서도 썼었는데, 설정이 너무나 바뀌었고, 캐릭터가
너무나 바뀌었고, 전개가 너무나 바뀌어서 같은 작품으로 보기 힘들지 않나, 생각했었습니다.
그 때의 예상대로 이번 '파'는 아예 다른 작품이 되었습니다.
(제목부터 괄호치고 not 이 들어가죠)
이 작품은 '서'에서도 그랬지만 자기부정의 반복입니다. TV판에서는 이랬다. 하지만 우리는 아냐.
이 씬에서 이러한 행동은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그렇게 가게 두지 않아.
이 작품은 TV판을 잔혹하게 만들고, 난해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요소를 부정하고,
새로운 전개를 향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냥 '팬층의 요구'에 굽힌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향한 방향성이라는 것을 본작품만으로도 느껴질 정도로 확고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역시 크리에이터라는 것은 일단 돈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맘대로 뭔가 만들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흠...
일단 전개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캐릭터 배치입니다. 돌아다니는 풍문과 달리,
아스카의 중요도는 대단히 커졌습니다. TV판의 경우 싱크로 킥 공격하는 화 이외에
사실상 아스카가 본편에서 가지는 중요도는 극히 미미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키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 사실상 신지 성장의 모든 열쇠는 사실상 아스카였죠.
단지 이 과정에서 불만스러운게, 아스카가 오고나서 신지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불과 몇 일 지난 수준으로 밖에 안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하다못해 계절 정도라도
바꿔주는 연출을 써줘야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TV판을 본 사람에게는 사실상 없어도 되는 연출이었겠지만 두 사람의 유대감을 이어줄
요소가 너무나 적어서 신지의 행동이 객관적으로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달까요.
어쨌건 아스카가 나오니 애니 분위기가 2배는 사는듯. 1편의 꿀꿀함은 안녕입니다.
신캐릭터는, 사실 캐릭터의 행동이나 이런 것보다는 성우가 사카모토 마야라서;;
보는 내내 등장하면 에스카플로네의 히토미가 반과 합체해서 싸우는 느낌 뿐이더군요;;
이건 좀 안좋은데;;; 아무튼 아직은 정체를 모르겠어서 뭐라 말하기 힘듭니다만.
레이는, 사실상 변한게 아무것도 없군요. 등장 비중은 증가했지만 그것은 시간이 없어서
신지와 레이의 인연을 이어줄 이벤트가 필요해서였지 딱히 레이의 무언가가 변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해보입니다. ...레이 자체가 원래 그런게 없는 무채색 캐릭터이긴 합니다만;;
원안상으로만 여주인공이었던
세일러우사기 미사토는 '서'에서의 예상대로 성인판 신지로서
등장합니다. 뭐 본문에서 아주 대놓고 대사로도 나옵니다만.
TV판의 보호자로서의 미사토(상당히 한심한 보호자이긴 하지만)를 좋아했던 저에게는
여러모로 좀 불만스러운 부분입니다.
신지는, 뭐 여러모로 말이 많습니다만 이번엔 확실히 '아이답게' 변했습니다.
좋네요. 세상 다 산것같던 TV판의 신지보다 훨씬 좋습니다.
약간 더 적극적이었으면 어떨까, 싶은 씬도 있었습니다만, 그런것까지 적극적이면
이미 신지가 아니라 열혈계 캐릭터겠죠. ^^
뭐 기타 캐릭터의 경우는, 그냥 떡밥 투척용 캐릭터라서 별 필요도 없었습니다. -_-;
TV판의 설정과 변경되어 역할이 줄어든 캐릭터들이 부지기수이고, 그외에 음모를 꾸미던
작자들은 대부분 음모가 어쩌구를 떠나서 나오는 비중이 너무 줄어들었습니다.
그나마 카지 선생께서 이번에도 뭔가 저지를 것 같은 플래그를 세워두시긴 했습니다만;
내용상의 전개는 완전 새로워졌기 때문에 지금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겠지요.
하지만 모든 캐릭터들이 좀 더 인간다워진 점은 매우 마음에 듭니다. 심지어는 겐도마저도.
게다가 제3신 도쿄시에 인간이 드글거리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TV판에는 그리기 힘들단 이유로 기껏해야 차 몇대 지나가는 정도 외에는 사람이 안나오죠.
특히 이 과정에서 이번 '파'의 최대 모에씬인 마야 출근씬이 나오는 것도 포인트. ^^
...그런데 사람 그리기 귀찮다고 배경 캐릭터 3D로 대충 처리한 건 좀 그렇더군요;;
퀄리티가 높은 것도 아니고; 이건 뭐 곤조 TV판 애니 수준이라;;;고 생각했더니 왠지
스탭롤에 곤조가 있기도 했습니다 -_-;;;;; (전 곤조 팬이라 이름 있는 것만으로도 감격)
단지 전투씬의 놀라울 만큼의 연출에 비해서 일반 씬의 연출이 너무 평이하거나,
단조로워서 많이 아쉽습니다. 각 씬의 클리쉐 배치라던가 구도는 계산해서 만든 것 같은데
뭐랄까, 의식해서 TV판의 구도에서 변형해서 쓴게 좀 많아보이더군요.
어차피 오리지널로 나가는 마당에 그런 것에 얽매일 필요가 있었는지.
전체적으로 완성도는 대단히 높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원작의 구성을 어느정도 받아들이면서,
완전히 새로운 전개와 내용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와중에 보여주는 전투 연출이나
신지라는 캐릭터의 TV판과는 다른 성장 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3편인 Q편이 더욱 기대되는 결말 또한 매우 잘 끊어냈다는 느낌입니다.
점차 시장의 타겟지향적이 되어가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오랜만에 본격적인 열의가 느껴지는
액션작품이 나온 것 같아 애니 팬으로서 상당히 기쁜 감상이었습니다.
보통 영화를 보고나면 내용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제 평소 감상문입니다만,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은 아직 중반이니까요. 클라이막스를 맞이하지도 않았는데
내용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지요.
아무튼, 다음 편을 기대합니다. ^^
덧글:
이번에도 자막이 입을 가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는데, 제발 자막을 조금만 아래로
더 내리면 안될려나요; 애니메이션은 영화랑 틀려서 얼굴이 화면 전체에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란 말이죠;;
하지만 영화 끝나고 스탭롤 올라가는 동안, 그리고 예고편이 나올때까지 불 안키고
기다려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시사회라서 오늘만 그런건 아니겠죠?)
그리고 상영끝나고 모두들 박수를 치시던데, 우리나라 매니아층의 영화나 공연의
감상 자세라던가 매너는 어디 내놔도 빠질 게 없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
덧글2: 몸이 안좋아서 얼렁 자야;;;
덧글3: 워낙 빨리지나가서 자세히 못봤는데 스탭롤에 아사리요소토오 선생께서 들어가계시던데;;; 대체 왜?! 대체 어느 파트를 담당하신거지;;;;;; 혹시 배경에 내가 모르는 사이에 루쿠루쿠라도 지나갔으려나;